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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은 《코다(CODA)》가 가져갔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를 제치고 Apple TV+ 스트리밍 영화가 최고상을 받은 건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수상 결과를 봤을 때 저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봤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생각보다 훨씬 감정이 남는 영화였다는 것도, 동시에 작품상을 줄 만큼의 깊이인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안고 나왔습니다.



루비가 처한 상황,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었습니다

《코다》의 제목 자체가 이미 중의적(重義的) 구조를 품고 있습니다. 여기서 CODA란 두 가지를 동시에 뜻합니다. 하나는 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비청각장애인 자녀를 가리키는 약어 'Children of Deaf Adults'이고, 다른 하나는 악보에서 곡의 마지막 마무리 구간을 뜻하는 음악 용어 '코다(coda)'입니다. 이 두 의미가 주인공 루비라는 인물 안에서 겹쳐집니다.

루비는 청각장애인 부모와 오빠 사이에서 유일하게 청력이 있는 가족입니다. 가족의 어업을 돕고, 병원에서 통역을 맡고, 시장에서 생선 값을 흥정하는 것까지 루비의 몫입니다. 제가 이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 이건 단순히 '불쌍한 환경'을 보여주려는 장치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루비가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사실이, 나중에 그녀가 꿈을 선택하려 할 때 훨씬 무거운 갈등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합창단 지도 교사 미스터 V는 루비에게 줄리아드(Juilliard) 음대 진학을 권유합니다. 줄리아드란 뉴욕에 위치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예술 전문 대학으로, 음악·연기·무용 분야에서 가장 치열한 입시 경쟁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루비 같은 작은 어촌 마을 소녀에게 이 이름이 갖는 무게는 상당합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가족 어느 쪽도 딱히 나쁜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루비는 가족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자신의 인생도 포기하고 싶지 않고, 가족들은 루비가 없으면 당장 생업이 흔들립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오히려 더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 CODA: Children of Deaf Adults의 약어이자 음악 용어 '결미'의 이중 의미
  • 루비는 가족의 통역·생업 보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실상 가족의 연결고리
  • 줄리아드 진학이라는 꿈 vs. 가족을 향한 책임감의 충돌이 이야기의 핵심 축
요약: 루비의 갈등은 단순한 꿈 대 현실이 아니라,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문제라 더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 그리고 솔직한 감동 포인트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장면은 루비의 학예회 공연 장면입니다. 관객석에 앉은 루비의 가족들은 딸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습니다. 영화는 이 순간 음향을 완전히 지워버립니다. 관객인 저는 노래를 들을 수 있고, 화면 속 가족들은 들을 수 없다는 그 단절감이, 같은 장면을 두 겹으로 읽히게 만들었습니다.

그 직후, 아버지가 루비의 목에 손가락을 살며시 갖다 대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대 진동(vocal cord vibration)으로 딸의 노래를 느끼려는 행동입니다. 성대 진동이란 소리를 낼 때 성대가 빠르게 열리고 닫히며 발생하는 미세한 떨림으로, 청각이 없어도 피부로 감지할 수 있는 물리적 신호입니다. 이 짧은 장면 하나에 아버지가 딸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 전체가 담겨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장면은 대사보다 훨씬 오래 남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하면, 감동적인 장면들이 다소 정석적인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여기서 울어야 하는 장면이구나'라는 신호가 너무 명확하게 오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에밀리아 존스(Emilia Jones)의 가창력은 실제로 뛰어났고, 실제 청각장애인 배우들의 수어(手語, sign language) 연기는 자연스럽고 생생했습니다. 수어란 청각장애인이 손과 표정, 몸짓으로 의사소통하는 언어 체계로, 단순한 몸짓이 아닌 독립된 언어입니다. 트로이 코처(Troy Kotsur)가 남우조연상을 받은 건 이 맥락에서 충분히 납득이 갔습니다.

《코다》의 원작은 2014년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La Famille Bélier)》입니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은 가족 구성의 역할 변화, 성적 뉘앙스 약화, 전반적으로 더 밝고 희망찬 분위기 강화 등의 방향으로 각색되었습니다. 그 결과 원작보다 가볍고 따뜻한 인상을 줍니다. 제가 원작을 먼저 접했다면 아마 《코다》가 더 밋밋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 학예회 공연과 아버지의 손 장면은 영화의 감정적 정점이지만, 감동 장치가 다소 예측 가능한 자리에 배치되어 있다는 아쉬움도 함께였습니다.

 

작품성 논란, 아카데미의 선택은 옳았을까

제가 보기에 《코다》에서 가장 아쉬운 지점은 갈등 해소의 속도입니다. 루비가 가족을 떠나 음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마음을 바꾸는 변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정리됩니다. 실제 가족 관계라면 그렇게 단순하게 정리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비의 음악적 성장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래를 좋아하고 잘한다는 설정은 분명하지만, 줄리아드 오디션이라는 결정적 장면으로 넘어가기까지 노력과 실패가 충분히 쌓이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코다》를 둘러싼 작품상 논란을 이해하려면 당해 경쟁작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The Power of the Dog)》는 심리적 긴장감과 연출의 밀도 면에서 훨씬 무거운 작품이었습니다. 류스케 하마구치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는 체호프의 희곡을 재료로 인간의 고통과 언어를 천천히 해체하는 방식의 영화였고, 이 작품은 실제로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출처: 칸 영화제 공식 사이트).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Dune)》은 시각적 스케일과 음향 설계 면에서 압도적이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코다》의 수상은 2019년 《그린 북(Green Book)》이 《로마(Roma)》를 제치고 작품상을 받던 상황과 꽤 겹쳐 보입니다. 당시에도 아카데미가 영화적 완성도보다 '착하고 따뜻한 메시지'를 우선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수결 투표 방식으로 수상작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영화 전문가보다 넓은 층의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출처: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공식 사이트).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코다》는 분명히 좋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와 '그해 최고의 영화'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출이 특별히 새롭거나 촬영이 인상적인 영화는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도 오래 남을 만한 층위의 깊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영화가 착하다는 것과 위대하다는 것은 다릅니다.

  • 갈등 해소가 지나치게 빠르게 정리되어 현실감이 떨어짐
  • 경쟁작 《파워 오브 도그》, 《드라이브 마이 카》, 《듄》에 비해 연출과 깊이의 격차가 있음
  • 아카데미 다수결 투표 구조상 메시지가 따뜻한 영화가 유리한 구조적 특성
  • Apple TV+ 최초 작품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기록은 남음
요약: 《코다》는 충분히 따뜻하고 좋은 영화지만, 연출과 이야기의 깊이 면에서 그해 최고의 작품으로 꼽기에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다(CODA) 영화, 원작 미라클 벨리에랑 많이 다른가요?

A. 기본 설정은 같지만 분위기와 결이 꽤 다릅니다. 《코다》는 원작보다 밝고 따뜻한 방향으로 각색되었고, 성적 뉘앙스나 가족 내 갈등의 날 선 부분들이 상당히 완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원작은 더 어둡고 현실적인 맛이 있고, 《코다》는 할리우드 스타일의 희망찬 마무리를 선호하는 분들께 더 편하게 맞는 버전입니다.

 

Q. 코다 스트리밍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코다》는 Apple TV+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Apple TV+ 구독을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이후에도 해당 플랫폼에서 독점 서비스 중입니다. Apple TV+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TV 외에 스마트TV와 웹 브라우저에서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Q. 트로이 코처가 남우조연상을 받은 이유가 뭔가요?

A. 트로이 코처는 실제 청각장애인 배우로, 루비의 아버지 프랭크 역을 맡았습니다. 수어 연기와 표정만으로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고, 특히 딸의 공연 장면에서 말 없이 모든 것을 전달하는 연기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도 이 장면만큼은 수상이 당연하다고 느꼈습니다.

 

Q. 코다, 눈물 나는 영화인가요? 감동 수위가 궁금합니다.

A. 자극적인 슬픔을 쏟아붓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보면서 학예회 공연 장면에서 예상치 못하게 울컥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꿈을 포기해야 할까 고민하는 루비의 마음이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는 겹쳐 보이기 때문일 겁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잔잔하게 감정이 쌓이다 마지막에 한 번 터지는 구조입니다.

 

결론

《코다》는 10점 만점에 6점짜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볼 만하고, 음악과 가족이라는 소재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하게 전달됩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과 가족에게 묶여 있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는, 보고 나서도 한동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으로서 이 영화를 돌아보면, 저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습니다. 연출이나 촬영이 특별히 새롭지 않고, 갈등 구조의 해결이 지나치게 가볍게 봉합됩니다. 리메이크작이면서 원작을 압도하는 작품성을 보여줬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가족과 꿈이라는 소재를 좀 더 현실적이고 복잡하게 풀어냈다면, 감동뿐 아니라 이야기 자체의 두께도 훨씬 커졌을 겁니다.

그래도 한 번은 볼 만한 영화입니다. 단, 작품상 수상작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내려놓고 보시는 편이 훨씬 만족스러운 관람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FyK0PflQ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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