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엔 고층빌딩 스릴러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버티고'라는 제목만 보고 아찔한 액션을 기대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전혀 다른 종류의 아찔함이 담긴 영화였습니다. 계약직 디자이너 서영의 이야기는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주변 어딘가에서 분명히 본 것 같은 얼굴이었습니다. 고용 불안, 가족 갈등, 비밀 연애까지 겹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버티고'라는 단어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제목이 주는 선입견과 실제 영화의 온도 차이일반적으로 '버티고(Vertigo)'라고 하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고전 스릴러나 고소공포증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버티고란 의학적으로 전정기관(내이의 평형 감각 기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을 의미하는데, 영화는 이 증상을 주인공 서영의 심리 상태..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고를 때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갤 가돗이 뛰고 또 뛰는 영화라는 것 정도만 알고 틀었는데, 84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더 러너》는 아들이 납치된 변호사가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런던 도심을 가로질러야 하는 리얼타임 스릴러입니다. 설정 자체의 강도는 상당한데, 과연 그 설정을 끝까지 살렸는지가 핵심입니다.납치 설정이 만들어내는 압박감, 실제로 느껴봤습니다영화는 처음부터 꽤 영리한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런던 최고의 변호사 마이야 마틴은 싱글맘으로 아들 노아를 키우면서도 커리어를 유지하는 인물입니다. 아침 조깅을 하는 장면만 봐도 이 사람이 얼마나 자기 관리가 철저한지가 느껴집니다. 그런데 아들한테서 온 줄 알았던 전화가 전혀 다른 남자의 목소리였고, 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