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쉽게 볼 수 있는 B급 공포 오락물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2021년 리부트작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가 흥행과 평가 양쪽에서 처참하게 무너진 걸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또 비슷하게 끝나겠거니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예상과는 꽤 다른 지점에서 생각할 거리가 생겼습니다. 잘 만들었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 영화는 게임 원작 영화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에 가까웠습니다.게임성: 영화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시작했을 때《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은 평범한 퀵 배달원이 라쿤시티의 병원으로 백신 재료를 배달하러 갔다가 생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설정 자체는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 단순함이 오히려 영화 전체를 게임과 닮은 구조로 만들어버립니다.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소원이 공포가 된다면 어떨까요. 저는 처음에 이 설정을 듣고 '그게 왜 무서워?'라는 생각부터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옵세션》을 보고 나니 그 물음이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영화는 귀신보다 훨씬 가까운 것을 건드립니다. 75만 달러(약 10억 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져 5억 달러(약 7천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현상 자체가, 이 이야기가 얼마나 보편적인 불안을 건드리는지를 증명하는 것 같았습니다.점프스케어 없이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가 — 공포 연출공포영화에 익숙한 분들 중에는 "요즘 공포 영화는 다 점프스케어(jump scare)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점프스케어란 갑작스러운 큰 소리나 이미지로 관객을 순간적으로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을 말합니다. 실제로 많..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단순한 공포물인 줄 알았는데, 막상 앉아서 보기 시작하니 분위기가 꽤 달랐습니다. 2026년 6월 24일 개봉한 영화 《눈동자》는 러닝타임 105분짜리 스릴러로, '눈'이라는 소재 하나로 상당히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그냥 흘려보내려다 어느 순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분위기 하나로 끝까지 붙잡아두는 영화저도 처음엔 가볍게 볼 생각이었습니다. 스낵처럼 소비하고 끝내려고 틀었는데, 오프닝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사진작가 서진이 암실에서 인화 작업을 하다 강한 라이트에 눈이 부시는 장면, 그리고 잔상처럼 보이던 실루엣이 실제 스토커 전 남자친구 현민이었다는 반전이 초반 몇 분 안에 쏟아집니다. 덕분에 영화 내내 화면..
솔직히 저는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그냥 "점프 스케어 도배 호러"라고 얕봤습니다. 그런데 《인시디어스: 그들이 넘어왔다》를 직접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26년 8월 20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짜리 이 영화는 전작을 한 편도 안 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소프트 리부트 구조로 되어 있는데, 오히려 설정이 처음이라 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극장에서 나오는 내내 집에 들어가기가 좀 망설여질 정도였으니까요.줄거리: 1999년의 비극이 20년 후 현실을 덮치다영화는 1999년, 폭우 속에 집으로 돌아온 어린 젬마가 어머니 잉그리드의 죽음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잉그리드는 비명을 지르며 칼을 들고 집 안을 뛰어다니다 샤워 커튼 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제가 이 오프닝을 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