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유오성과 장혁이 나란히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묵직한 누아르를 기대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기대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꽤 크게 느껴졌습니다. 리조트 사업권을 둘러싼 두 조직의 충돌이라는 소재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영화가 그 소재를 온전히 소화했는지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두 캐릭터의 구조적 충돌, 그리고 아쉬움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길석과 민석이라는 두 인물의 대비 구조였습니다. 유오성이 연기한 길석은 강릉 토박이 조직의 수장으로, 나름의 위계질서와 의리를 중시하는 인물입니다. 반면 장혁이 연기한 민석은 서울에서 내려온 조선족 출신 사이코패스로,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영화 초반에 군산 앞바다 배 위에서 발견된..
노숙자가 주인공인 영화라고 해서 그냥 흘려보낼 뻔했습니다. 제목 《쉘터》만 보고는 재난 서바이벌 장르쯤으로 짐작했거든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이 영화는 생존보다 '사람이 얼마나 무너지고 또 얼마나 버티는가'를 묻는 작품에 가까웠습니다. 기대 없이 틀었다가 어느 순간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본 영화였습니다.노숙자 조이, 첫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이유폭행당하는 여성을 구하려다 오히려 두들겨 맞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저는 그 첫 장면에서 '이 영화 보통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주인공 조이는 길거리 노숙자인데, 자신도 위험한 상황에서 이사벨이라는 여성을 지키려다 양아치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맙니다.이후 조이는 맨션 주차장으로 도망치고, 우연히 집주인이 자리를 비운 빈집에 숨어들게 됩니다. 체크카..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이 나쁜 선택을 하면, 우리는 그걸 정말 '나쁜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영화 《프로젝트 Y》를 보고 나서 제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질문이 바로 이겁니다. 한소희와 전종서,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기대가 앞섰는데, 직접 겪어보니 기대와는 또 다른 방향의 여운이 남았습니다.두 여자가 달리는 무대 — 배경과 맥락《프로젝트 Y》의 이야기는 이중생활(double life)이라는 구조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서 이중생활이란 단순히 비밀을 숨기는 게 아니라, 낮의 얼굴과 밤의 정체가 완전히 분리된 채 공존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낮에는 꽃집 직원으로 고객들의 칭찬을 받고, 밤에는 유흥업소의 에이스인 '화육'으로 살아가는 예슬은 그 분리된 삶을 스스로 끊어내고 싶어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