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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꽤 오래 무시했습니다. 2012년에 개봉했을 때도, 그 이후에도 "망한 디즈니 SF"라는 꼬리표 때문에 볼 생각을 못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틀어보니 생각보다 세계관이 방대하고, 볼거리도 제 예상을 훨씬 넘었습니다. 퇴역 군인 존 카터가 화성을 모델로 한 행성 바숨(Barsoom)에 떨어져 전쟁에 휘말리는 이 이야기, 단순한 SF 액션으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구석이 분명 있습니다.



세계관과 볼거리 — 스케일은 확실히 있다

《존 카터》의 원작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1912년에 발표한 소설 『화성의 공주(A Princess of Mars)』입니다. 여기서 바숨(Barsoom)이란 화성을 배경으로 한 가상의 행성으로, 타크족·헬륨 왕국·조단가 세력 등 여러 종족과 세력이 공존하는 복잡한 정치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계관이 워낙 광대하다 보니, 영화 초반에는 솔직히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따라가는 것 자체가 조금 버거웠습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지명과 종족 이름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도 일단 구도가 잡히면 볼거리는 확실합니다. 존 카터가 바숨의 낮은 중력(지구의 약 38% 수준)을 이용해 엄청난 도약과 힘을 발휘하는 장면은 꽤 시원합니다. 여기서 저중력 환경이란 지구보다 중력이 훨씬 약하기 때문에, 같은 근력으로도 훨씬 높이 뛰고 강한 힘을 낼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처음에 존이 자기 몸이 달라진 것을 깨닫는 장면, 제 경험상 이건 꽤 설득력 있게 연출됐습니다.

헬륨 왕국과 조단가 세력이 에너지 광선 무기를 두고 충돌하는 공중전도 규모 면에서는 눈길을 끕니다. 에너지 광선(Ray)이란 영화 속에서 문명의 흥망을 좌우하는 고에너지 무기로, 이를 차지하는 쪽이 바숨의 패권을 쥐는 구조입니다. 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출처: The Numbers)를 쏟아부은 만큼 영상 스케일 자체는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다만 "볼거리가 많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전투 장면이 반복되면서 긴장감이 조금 희석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존 카터가 너무 쉽게 위기를 돌파하는 순간에는 "과연 저 사람이 질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이 사라지는 것도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바숨(Barsoom): 화성을 모티프로 한 가상 행성, 여러 종족·세력이 공존하는 복잡한 정치 구도
  • 저중력 환경 설정: 존 카터의 초인적 도약·완력의 과학적 근거 역할
  • 에너지 광선(Ray): 헬륨과 조단가 간 패권 다툼의 핵심 소재
  • 제작비 약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CG 기반 영상미
  • 1912년 원작 소설에서 출발한 SF 장르의 선구적 세계관
요약: 바숨의 세계관과 저중력 설정은 볼거리를 만들어주지만, 후반부 반복 전투로 긴장감이 다소 약해진다.

 

캐릭터 — 영웅이 되기 싫었던 사람의 이야기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사실 액션이 아니라 존 카터라는 인물 자체였습니다. 처음부터 영웅이 되려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남북전쟁(Civil War)을 겪은 퇴역 군인이라는 설정, 즉 전쟁에서 가족을 잃고 세상에 마음을 닫아버린 사람이 바숨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진짜 중심이었습니다. 여기서 퇴역 군인(Veteran) 설정이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가 왜 처음에 아무도 돕지 않으려 하는지를 설명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타크족의 족장 탈 하쟈스와의 관계, 그리고 타르스 타르카스와 함께 움직이는 장면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타르스 타르카스는 팔이 네 개 달린 타크족으로, 외형은 전혀 인간적이지 않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동료가 되어가는 과정이 의외로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간(種間) 우정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이 부분만큼은 꽤 잘 처리됐다고 봅니다.

헬륨의 공주 데자 토리스와의 관계도 단순한 로맨스 라인으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에 서로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고, 그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는 구조입니다. "사랑 이야기"보다는 "생존 동맹"에 가깝게 느껴졌고, 그 쪽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반면 캐릭터 서술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부분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마타이 샹이라는 의문의 인물이 배후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 구도인데, 그가 왜 그런 계획을 세우는지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신화와 SF를 결합한 내러티브(Narrative) — 즉 인물이 겪는 사건들을 통해 세계관과 감정을 동시에 전달하는 서사 방식 — 을 구현하려는 의도는 보였지만, 132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너무 많은 세력과 갈등을 담으려다 보니 개별 캐릭터의 감정선이 얕아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영화 흥행 분석 전문 매체에 따르면,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마케팅 실패와 스토리 전달력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3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Box Office Mojo).

"스토리가 복잡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봐보니 복잡함 자체보다는 설명의 속도가 문제였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보는 사람이 세계관에 익숙해질 시간을 조금 더 줬다면, 이 이야기는 꽤 다른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약: 존 카터의 내면 변화와 타르스 타르카스와의 우정은 이 영화의 진짜 강점이지만, 복잡한 세계관 때문에 캐릭터 감정선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존 카터 영화, 원작 소설이 있나요?

A. 있습니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1912년에 발표한 『화성의 공주(A Princess of Mars)』가 원작입니다. 타잔의 창조자이기도 한 그가 쓴 SF 고전으로, 현대 우주 오페라 장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영화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하되, 일부 설정을 현대 관객에 맞게 각색했습니다.

 

Q. 존 카터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가 뭔가요?

A.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마케팅 전략의 실패로 영화의 정체성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지 못했고, 세계관이 방대한 반면 서사의 속도 조절이 되지 않아 초반 이탈이 많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3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속편 계획도 취소됐습니다.

 

Q. 존 카터는 어떤 분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나요?

A. 우주 오페라(Space Opera), 즉 광대한 우주 배경에서 전쟁과 모험이 펼쳐지는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볼 만합니다. 초반의 세계관 설명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탄탄합니다. 반면 빠른 전개나 단순한 액션을 기대하는 분께는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Q. 바숨 행성은 실제로 어디를 배경으로 한 건가요?

A. 화성(Mars)을 모티프로 한 가상의 행성입니다. 1912년 원작 소설이 쓰인 당시에는 화성에 문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진지하게 논의되던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계관이기 때문에, 현대 SF 기준으로 보면 다소 고전적인 설정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결론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 영화는 "망한 영화"보다는 "아깝게 된 영화"에 더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볼거리와 세계관은 분명히 살아 있고, 존 카터라는 인물이 바숨에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 모든 것을 132분 안에 욱여넣으려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감정선이 충분히 숨을 쉬지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볼거리가 있으면 스토리가 좀 약해도 괜찮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작품만큼은 스토리가 조금 더 정리됐다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됐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더 큽니다. 그래도 SF와 모험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시간을 내서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특히 지금의 MCU나 스타워즈 세계관이 익숙하신 분이라면, 그 장르의 뿌리 중 하나가 어디서 왔는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zBBH63k4P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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