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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을 재미있게 봤던 작품의 후속편이 나왔을 때,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드는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9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백기태와 장권영의 대립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직접 끝까지 보고 나니 배우들의 연기는 분명 믿을 만했는데,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는 생각할 게 꽤 많이 남았습니다.

1979년, 권력의 핵심으로 들어간 인물들
드라마를 보기 전에 "시즌1만 봐도 따라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은 고민을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시즌2는 등장인물과 권력관계가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초반에 집중하지 않으면 관계도가 머릿속에서 꼬입니다.
시즌2의 시간적 배경은 1979년입니다. 백기태는 중앙정보부(KCIA) 차장보, 그의 동생 백기헌은 보안사령부 중령으로 각각 권력 핵심부에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서 중앙정보부란 대통령 직속의 국가 정보·수사기관으로, 당시 한국 정치에서 사실상 가장 강력한 실권을 쥔 조직이었습니다. 반면 보안사령부는 군 내부 방첩과 수사를 담당하는 기구로, 두 형제가 서로 다른 권력 기반 위에 서 있다는 설정이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이 구도가 흥미롭게 보였던 건, 단순한 선악 대립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백기헌은 형을 경멸하지만, 15년 전 기태가 기헌의 살인 사건을 덮어준 전력이 있어 쉽게 맞서지 못합니다. 이런 권력 부채(debt of power), 즉 과거의 약점이 현재의 관계를 규정하는 방식이 이 드라마 전체에 깔린 논리입니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조남식이 대통령을 암살하는 사건이 터지고, 백기태는 이 혼란을 발판으로 중앙정보부장 직무대리 자리까지 오릅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력이 만들어지는 방식이 이렇게 빠르게 묘사되는데, 오히려 그 속도 때문에 인물이 왜 그 선택을 했는지를 따라가기 벅찬 순간이 있었습니다.
- 백기태: 중앙정보부 차장보 → 부장 직무대리로 권력 급부상
- 백기헌: 보안사령부 중령, 형과 권력의 대척점에 선 인물
- 황대식: 보안사령관, 암살 사건 수사권 장악 후 백기태와 대립
- 장권영: 출소 후 비자금 추적, 백기태를 무너뜨리기 위해 권력을 빌리는 인물
- 백소영: 백기태의 여동생, 오빠의 마약 사업에 연루된 채 각성을 맞이함
비자금, 폭탄, 배신 — 권력 구조가 무너지는 방식
이 드라마에서 핵심 갈등을 만드는 장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비자금(秘資金), 다른 하나는 배신입니다. 비자금이란 공식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 불법 자금을 말하는데, 극 중에서는 마약 판매로 조성한 700억 원이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로 묘사됩니다. 장권영은 7년간 이 비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장부를 손에 넣고, 이를 무기로 천석중을 압박합니다.
백기태가 황대식을 제거하려고 청운각에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긴장감이 높은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직접 이 장면을 보면서 느낀 건, 계획이 정교할수록 변수가 많아진다는 아이러니였습니다. 폭발 직전 여동생 백기연이 나타나고, 폭탄을 회수하려 했더니 장권영이 이미 가져간 상황. 백기태가 같은 폭탄을 이번엔 합동수사본부 폭파에 쓰려 했지만, 진짜 계획은 황대식 차량 매복이었다는 반전이 나옵니다.
여기서 반전의 반전이 생기는데, 장권영이 의도를 먼저 간파해 황대식 차량 대신 백기은이 운전하게 됩니다. 백기태는 운전자가 자신의 동생인 줄 모르고 총격을 가하고, 결국 백기은을 죽이게 됩니다. 이 장면이 이 드라마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무거운 지점이었습니다. 권력을 향한 집착이 가족을 향한 총구가 되는 순간이라, 보는 내내 숨이 조금 막혔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 반전을 '충격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제 경험상 이 장면은 충격보다 씁쓸함에 가까웠습니다. 백기태가 그토록 가족을 명분으로 내세웠는데, 결국 가족을 먼저 죽이는 구조가 이 드라마의 논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향한 합리화(rationalization), 즉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심리적 과정이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봤습니다.
결말이 남긴 질문 — 누가 이긴 건가
드라마의 마지막은 꽤 오래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백기태는 밀항을 준비하다가 여동생 백기연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향하지만, 이는 함정이었습니다. 총상을 입고 도망친 백기태는 폐공장 앞에서 장권영과 마주하고, 이내 백기연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둡니다. 마지막 말은 '애국을 했다'는 한 마디였습니다.
이 장면을 두고 "권선징악의 결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좀 다르게 읽었습니다. 황대식은 비자금을 가로챘고, 표학수는 새로운 권력자 곁에 붙었습니다. 장권영은 백기태를 잡았지만 자신이 경멸하던 권력자들에게 애국심을 팔며 그 자리까지 왔습니다. 쉽게 말해, 백기태 한 명이 사라졌을 뿐 권력 구조 자체는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내러티브 아이러니(narrative irony), 즉 말하는 것과 실제 상황이 역설적으로 어긋나는 서술 방식이 이 결말에 짙게 깔려 있습니다. 장권영은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주장했지만, 그 자신도 결국 구조 안에서 선택을 타협해 왔다는 점이 드라마가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즌2에서 제가 아쉬웠던 건 이야기가 커진 만큼 일부 인물이 사건을 진행시키기 위한 도구처럼 소비되는 느낌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6부작이라는 압축된 분량 안에 담기엔 인물들의 감정선이 조금 더 공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제 경우엔 백기헌 캐릭터가 특히 그랬습니다. 우도환의 연기는 좋았는데, 형제 갈등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전에 이야기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영방송인 출처: KBS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OTT 드라마는 시즌제와 압축 구성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출처: Netflix Korea에서 공개된 이 시리즈는 시즌1부터 한국 근현대사의 권력 구조를 배경으로 삼아 장르적 완성도를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시즌2의 결말이 '누가 이겼는가'보다 '무엇을 잃었는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시리즈 전체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선택이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시즌1 안 보면 이해 못 하나요?
A. 시즌1을 보지 않아도 기본 줄거리는 따라갈 수 있지만, 백기태와 장권영의 관계, 그리고 주요 인물들이 왜 서로 그토록 집착하는지를 이해하려면 시즌1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제 경험상 시즌1을 먼저 본 쪽이 시즌2의 감정선에 훨씬 빠르게 몰입됩니다.
Q. 백기은은 왜 죽게 된 건가요?
A. 백기태가 황대식 차량을 매복 공격하려 했는데, 장권영이 이 계획을 미리 간파해 황대식 차량 대신 백기은이 운전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백기태는 운전자가 자신의 동생인 줄 모른 채 총격을 가했고, 결국 백기은이 사망하게 됩니다. 권력을 향한 집착이 가족을 향하는 비극적 구조입니다.
Q. 장권영은 결국 정의로운 인물인가요?
A. 이 부분은 보는 시각에 따라 갈립니다. 장권영이 백기태를 쫓는 목적 자체는 정의에 가깝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경멸하던 권력자들과 손을 잡고 애국심을 거래합니다. 결말에서 권력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보면, 드라마는 장권영을 단순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Q. 시즌2 총 몇 부작이고, 시즌3도 나오나요?
A. 시즌2는 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즌3 여부는 공식 발표된 내용이 없어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결말이 열린 구조보다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편이라, 제 생각엔 시즌2 자체로도 완결성이 있다고 봅니다만 흥행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현빈과 정우성이라는 두 배우가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드라마입니다. 1979년이라는 역사적 격변기를 배경으로 권력 합리화와 내러티브 아이러니를 버무린 구성은 분명 묵직한 무게가 있습니다. 다만 6부작의 압축된 틀 안에서 인물의 감정선이 충분히 익기 전에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리듬은 아쉬웠습니다.
시즌1의 긴장감을 그대로 기대하고 들어가면 호불호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고, 그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합리화하며 무너지는지를 지켜보는 데 관심이 있다면 끝까지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제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질문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백기태가 '애국을 했다'고 죽는 세계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는 어디쯤에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