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영부인이 저격당했다. 그리고 당국은 사건 당일 범인을 특정하고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했다. 영화 《암살자(들)》은 바로 그 '종결'이 너무 빨랐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저도 처음엔 단순한 역사 재현 스릴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사건 배경: 여섯 발의 총성이 남긴 의문영화가 출발하는 지점은 단순합니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문태광이 쏜 총알이 영부인을 맞혔다는 건데, 현장에서는 총성이 여섯 발 울렸습니다. 이 숫자의 불일치가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핵심 동력입니다. 저도 이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게 그냥 극적 장치인가?" 싶었는데, 실제 기록을 찾아보니 당시 현장 상황을 둘러싼 의문은 역사학계에서도 완..
시즌1을 재미있게 봤던 작품의 후속편이 나왔을 때,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드는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9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백기태와 장권영의 대립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직접 끝까지 보고 나니 배우들의 연기는 분명 믿을 만했는데,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는 생각할 게 꽤 많이 남았습니다. 1979년, 권력의 핵심으로 들어간 인물들드라마를 보기 전에 "시즌1만 봐도 따라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은 고민을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시즌2는 등장인물과 권력관계가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초반에 집중하지 않으면 관계도가 머릿속에서 꼬입니다.시즌2의 시간적 배경은 1979년입니다. 백기태는 중앙정보부(KCIA) 차장보, 그의..
솔직히 처음에는 기대를 크게 안 했습니다.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단일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라는 설정이, 자칫하면 지루하거나 억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멜 깁슨이 연기하는 DJ 엘비스가 생방송 중에 정체불명의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고, 저도 모르게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리전과 반전이 계속 겹치는 구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생방송 협박이라는 설정이 만드는 긴장감일반적으로 스릴러 영화의 핵심은 '어디서 위험이 오는가'보다 '언제 터지는가'에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흔드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엘비스는 청취자의 고민을 들어주는 감성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베테랑 DJ입니다. 그런데 ..
솔직히 처음엔 그냥 유괴 소재 범죄 스릴러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다 보니, 경찰이 피해자 엄마 대역을 맡은 도중 자신의 아이까지 납치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이 출연한 영화 《리미트》, 소재는 분명 강한데 과연 그 소재만큼 이야기가 따라줬는지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느낀 점을 정리해봤습니다.모성애가 경찰을 이겼다 — 소원이라는 인물영화 속 주인공 소원은 이혼 후 홀어머니와 아들을 혼자 부양하는 형사입니다. 과거 현장 대역 작전 실패로 피해자가 사망한 트라우마가 있고, 중징계까지 받아 생계를 위해 다단계 투잡까지 뛰고 있습니다. 그런 인물이 납치된 아이의 엄마 대역을 또 맡게 되는 설정인데, 처음엔 특진의 기회라서 결심했다는 게 꽤 현실적으로 느껴..
리암 니슨 영화라고 하면 보통 딸을 찾아 유럽을 종횡무진하는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저도 그 기대를 그대로 안고 《메모리》를 틀었는데, 처음 10분 만에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킬러라는 설정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려는 남자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남았습니다.알츠하이머 킬러라는 설정,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영화는 멕시코 병원 청소부로 위장한 알렉스(리암 니슨)가 VIP 병실의 갑질러를 10초 만에 제거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 10초가 꽤 인상적이었는데, 동시에 "이 남자가 알츠하이머 환자라고?"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알츠하이머(Alzheimer's disease)란 뇌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기..
1782년 프랑스에서 출판되자마자 금서(禁書) 지정 논란에 휩싸인 소설이 조선 시대 사극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캔들》은 손예진, 지창욱, 나나 주연의 8부작 청불 드라마로, 2026년 9월 18일 공개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단순한 막장 로맨스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 예상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원작 《위험한 관계》와 드라마의 차이, 어디서 갈렸을까원작 소설 《위험한 관계》는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1782년에 발표한 서간체 소설(書簡體 小說)입니다. 서간체 소설이란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편지만으로 이야기 전체를 구성하는 형식을 말합니다. 인물의 심리를 편지 문체 안에 숨겨 독자가 직접 행간을 읽어야 하는 구조인데, 이 형식이 원작의 가장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꽤 오래 무시했습니다. 2012년에 개봉했을 때도, 그 이후에도 "망한 디즈니 SF"라는 꼬리표 때문에 볼 생각을 못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틀어보니 생각보다 세계관이 방대하고, 볼거리도 제 예상을 훨씬 넘었습니다. 퇴역 군인 존 카터가 화성을 모델로 한 행성 바숨(Barsoom)에 떨어져 전쟁에 휘말리는 이 이야기, 단순한 SF 액션으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구석이 분명 있습니다.세계관과 볼거리 — 스케일은 확실히 있다《존 카터》의 원작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1912년에 발표한 소설 『화성의 공주(A Princess of Mars)』입니다. 여기서 바숨(Barsoom)이란 화성을 배경으로 한 가상의 행성으로, 타크족·헬륨 왕국·조단가 세력 등 여러 종족과 세력이 공존하는 복잡한 ..
솔직히 저는 '사채소년'이라는 제목만 보고 단순한 학교 복수극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돈과 학교 서열을 연결한 설정이 예상보다 훨씬 정교했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넷플릭스·티빙 동시 1위까지 기록했다니,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작품입니다.줄거리와 권력역전 — 돈이 바꾼 학교 서열영화는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의 숙제를 대신 해주고 돈을 받는 '셔틀' 강진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는 그냥 흔한 약자 설정이구나 싶었는데, 사채업자 '랑'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강진의 부모가 진 빚 때문에 랑에게 끌려다니던 강진은, 우연히 돈 봉투를 둘러싼 오해에 휘말립니다.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랑 밑에서 채권 추심을 배우기 시작하고, 이때..
여성 킬러가 주인공인 액션 영화는 대부분 화려한 연출에 비해 이야기가 얕다는 평을 듣습니다. 제가 《킬링카인드: 킬러의 수제자》를 보기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액션의 완성도보다 무디와 안나라는 두 인물의 관계가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단순한 킬링타임용이라고 하기엔 뭔가 더 있고, 그렇다고 걸작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부분도 있는 영화였습니다.여성 킬러 영화는 액션이 약하다? 직접 확인해봤습니다일반적으로 여성 주인공 액션 영화는 실제 격투보다 총기와 도주 중심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이 영화는 조금 달랐습니다. 매기 큐가 연기하는 안나는 근접 격투(CQC, Close Quarters Combat)를 주로 사용합니다. CQC란 좁은 공간에서 맨몸 또는 ..
솔직히 저는 《칸다하르》를 보기 전까지 제라드 버틀러 영화라면 무조건 강렬한 총격전과 폭발이 연속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 영화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CIA 요원의 신분이 전 세계에 노출된 뒤 이란군, 탈레반, 파키스탄 정보기관 세 세력에게 동시에 쫓기며 아프가니스탄 사막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설정, 들어보면 꽤 긴장감 있는 이야기입니다.신분 노출 — 완벽했던 작전이 순식간에 무너진 순간영화는 CIA 요원 톰 해리스가 이란 케이블 기술자로 위장해 지하 핵시설 내부에 침투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위장 침투(Cover Identity Operation)란 적국 내에서 신분을 완전히 바꿔치기해 적의 핵심 시설에 접근하는 고위험 공작 방식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