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를 고를 때 제목만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검은 손》도 그랬습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불길한 분위기가 먼저였고, 잘린 손을 다시 붙인 뒤 그 손에 이상한 의지가 깃든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직접 보고 나서 느낀 건, 소재는 충분히 독창적인데 그걸 살리는 방식이 조금 아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줄거리: 이식 수술과 저주의 시작영화의 중심에는 신경과 의사 정우가 있습니다. 그는 신경 세포(nerve cell)를 활용한 이식 수술 성공률을 끌어올리며 의학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입니다. 여기서 신경 세포란 전기 신호를 통해 뇌와 신체 각 부위를 연결하는 기본 단위로, 손상되면 감각이나 운동 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에 이식 연구에서 가장 까다로운 영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우는 이 분야에서 복제 장..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는 말을 듣고 극장에 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도박 영화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막상 보고 나니 친구 사이의 질투와 배신이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기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됩니다. 총평 — 기대치를 어디에 두셨나요?《타짜》 시리즈를 처음부터 봐온 분이라면 한 가지 공통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전편이 나올 때마다 직전 작이 재평가되는 흐름이죠. 그런데 이번엔 그 공식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3편이 재평가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선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말이 꽤 정확하다고 느꼈습니다.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영화가 기존 시리즈와 달리 독립적인 서사 구조(standalone narrati..
솔직히 저는 '사채소년'이라는 제목만 보고 단순한 학교 복수극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돈과 학교 서열을 연결한 설정이 예상보다 훨씬 정교했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넷플릭스·티빙 동시 1위까지 기록했다니,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작품입니다.줄거리와 권력역전 — 돈이 바꾼 학교 서열영화는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의 숙제를 대신 해주고 돈을 받는 '셔틀' 강진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는 그냥 흔한 약자 설정이구나 싶었는데, 사채업자 '랑'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강진의 부모가 진 빚 때문에 랑에게 끌려다니던 강진은, 우연히 돈 봉투를 둘러싼 오해에 휘말립니다.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랑 밑에서 채권 추심을 배우기 시작하고, 이때..
가족이라는 이름이 사람을 지킨다고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비광》을 보고 나서는 그 믿음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이미 한 번 무너진 관계,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사람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일 때 과연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 버틸 수 있을까요. 류승룡과 하지원이 이혼한 부부로 나온다는 것부터 범상치 않은 조합이었고, 제가 직접 극장에서 확인해보니 예상보다 훨씬 묵직한 영화였습니다.황준구라는 인물, 어디서부터 무너졌나영화 초반부터 저는 황준구라는 인물에 꽤 집중하게 됐습니다. 고교 시절 최대 유망주로 불렸던 야구 선수가, 이른바 '비광'이라는 별명을 달고 만년 꼴찌 팀 NC로 트레이드됩니다. 비광(飛光)이란 화투에서 가장 낮은 가치를 지닌 패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존재라는 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단순한 공포물인 줄 알았는데, 막상 앉아서 보기 시작하니 분위기가 꽤 달랐습니다. 2026년 6월 24일 개봉한 영화 《눈동자》는 러닝타임 105분짜리 스릴러로, '눈'이라는 소재 하나로 상당히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그냥 흘려보내려다 어느 순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분위기 하나로 끝까지 붙잡아두는 영화저도 처음엔 가볍게 볼 생각이었습니다. 스낵처럼 소비하고 끝내려고 틀었는데, 오프닝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사진작가 서진이 암실에서 인화 작업을 하다 강한 라이트에 눈이 부시는 장면, 그리고 잔상처럼 보이던 실루엣이 실제 스토커 전 남자친구 현민이었다는 반전이 초반 몇 분 안에 쏟아집니다. 덕분에 영화 내내 화면..
솔직히 저는 극장을 나오면서 한동안 말을 못 했습니다. 좋아서가 아니라, 뭘 봤는지 정리가 안 돼서였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는 개봉 첫날 예매 60만 장, 관객 33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흥행 출발을 알렸지만, 네이버 관객 평점 7점대 초반이라는 이례적 성적표를 함께 받아 들었습니다. 10년을 기다린 영화가 왜 이런 반응을 얻었는지, 제가 직접 극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기반으로 풀어보겠습니다.초반 40분의 연출, 그리고 괴물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제가 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경이로움이었습니다. 1970~80년대 비무장지대 인근 가상 마을 호포항의 풍경은 역대급 미술과 제작비가 어디로 갔는지를 화면 하나하나에서 증명했습니다. 홍경표 촬영 감독의 카메라가 숲과 논밭, 산을 가로질러 나아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정우가 연출과 주연을 겸한 자전적 영화라는 말에 기대를 꽤 품고 극장에 들어갔는데, 나오면서 든 생각은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였습니다. 배우의 꿈을 붙들고 오디션 99번을 버틴 부산 청년의 이야기라면 충분히 뭉클할 수 있었는데, 막상 스크린 안에서 그 절박함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좋은 의도와 어색한 완성도 사이의 간극이 유독 크게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줄거리와 첫인상 — 기대와 실제의 거리《짱구》는 전작 《바람》의 비공식 후속작입니다. 《바람》이 고교 시절의 폭력과 후회를 다뤘다면, 《짱구》는 그 이후, 즉 20대 초반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배우의 길에 뛰어드는 과정을 그립니다. 부산에서 상경해 오디션을 전전하다 결국 영화 《바람》의 주연으로 캐스팅된다는 것이 뼈대입니..

